/488지난 토요일...
업무를 마치고 앞산을 올랐다.
전번에 아들과 오른 고산골 방향으로 오르기 위해 셔틀버스를 타고 중동교에서 내려 고산골 입구에 다달았다.
등에는 갈아 입은 출근복을 가방에 넣어 메고는 500ml 물통 하나만 들고 산을 올랐다.
바람이 시원하고...
매미소리는 시끄럽고...
흐르는 물소리도 시끄럽다...
그냥 조용히 산을 올랐으면 하는 맘으로 한걸음한걸음... 조심스럽게 산을 올랐다.
조금을 가다보니 옆길에서...할머니 한분이 불쑥 나왔다...
뭐가 불만인지... 있는 화(譁)... 없는 성(聲)을 내며 산을 오르고 있었다.
누군가 산을 오르는 할머니에게 뭔 소릴 했는지...
아니면 뭘 못볼꼴을 봤는지...
30년을 산을 오르면서 오늘같은 날은 꼴은 처음이다....
부터 시작하여 있는 욕... 없는욕을 다 쏟아부으면서 뒤를 따라 오는데...
처음부터 조용하게 산을 오르고 싶었던 나는 좀 더 발걸음을 재촉하였다.
왜?
듣기 싫으니깐...
시끄러우니깐...
조용하게 산을 오르고 싶으니깐...
하지만 그 할머니 걸음걸이도 보통이 아니었다.
마치 산을 날듯이 따라 오는데...그러면서도 여전히 입에는 험한 말이 나오고 있었다.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말이 있었다...
"인간의 탈만 쓰면 다사람인줄 아나?" 라는 말...
귀에 팍 와 박혔다...
그 말은 평상시 나랑 생각이 같았다...
산을 오르며 화두 하나를 끄집어 내었다...
"나는 과연 전생에 어떤 짐승이었을까?"
한참을 생각했다.
"지금의 나는 무엇일까?"
이런 저런 생각이 참 많이 스쳐지나갔다...
요즘의 나는 예전의 나랑 참 많이도 달라졌다는 것도 생각을 해내었다.
"예전의 난 어땠지?"
"인간과 사람은 다른건데...."
"사람은 삶이고... 인간은 삶과 삶의 연(緣)인데 ..."
한참을 생각하다가...
"난 과연 무슨 짐승이었을까?" 하는 생각에 또 머무다...
"닭? 소? 개? 돼지?....."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한참을 오르니 그 할머니는 온데 간데 없다.
방금전 까지만 해도 들리던 소리였는데...
고산골로 해서 산성산 네거리에 도착했다.
앞산정상까지 1.7km란다..
운동량이 조금 부족한것 같아 갔다오기로 했다..
날씨가 선선해서인지... 사람들이 참 많다...
주로 중반을 넘긴분 사람들... 가족과 함께 온 사람들...
바람은 시원하고... 기분은 좋다...
"나 비록 인간의 탈을 써고 있는 짐승일지 모르나....담 생애에는...."
이란 생각으로 산을 내려 왔다.